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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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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트를 방해하는 마고 아직 손길을 허락하지는 않는, 새끼 고양이치고는 드물게 아주 아주 경계가 심한 우리 고양이들이 어느정도 나에게 편안함을 느끼자 찾아온 불편함이 몇 가지가 있다. 그 중 하나는 바로 홈트레이닝을 할 때 마고가 와서 자꾸 방해하는 것. 스크래쳐로 사용을 하다 오늘은 아주 중간에 자리잡고 엎드려 홈트앱 움직이는 걸 열심히 감상하셨다. 덕분에 마고 피해서 자리잡느라 운동을 했는지 뭘 했는지 기억이 안난다.
3차 예방접종 시킨 날 오늘 사무실 확장공사 덕분에 4시 조금 넘어 퇴근하게 되었다. 마롱(수컷)이의 중성화 수술 전 마지막으로 3차 예방접종을 하고 미용실을 가면 딱이겠다는 시간계산이 나왔다. 택시를 타고 집에 가서 자몽 한 개를 먹고 쉬다 5시부터 아이들을 이동가방에 넣기위해 담요를 넣고 간식을 넣고 유인했는데 웬걸... 평소에도 터치를 못하는 애들 둘을 한번에 이동장에 넣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했다. 결국 마고(암컷)는 이동장에 자발적으로 들어가서 문을 닫았고 (가방에서 한참 하악질 +난동을 피웠다) 마롱이는 화장실로 도망갔길래 화장실에서 잡으려하다 실패. 결국 마고만 먼저 데리고 병원에 갔다.
같이 산지 한달 째. 언제 손이 닿을까. 2020년 1월 6일. 내일이면 마고(삼색, 암컷, 생후 3개월)와 마롱(밤색, 수컷, 생후 3개월)이와 함께 산 지 한달이 되는 날이다. 시간이 훌쩍 지나갔고 한달 뒤면 내 머리맡에서 자고 있을 줄 알았던 아이들은 여전히 나를 경계한다. 고양이를 키우는 주인을 흔히 '집사'라고 표현하는데, 난 정말 그 정의대로 집사였다. 주인님에게 어떤 손길도 닿지 못한 채, 아침에 일어나면 출근 전까지 주인님들이 어질러 놓은 물건을 정리하고.. 아니, 그 전에 화장실 청소부터 한다. 감자를 캔다고 흔히 얘기하는데 두 마리라 그런지 여러번 캐야 한다. 그러고 배가고픈지 눈을 뜨고 내 근처를 서성이는 주인님들을 위해 후다닥 밥그릇을 채우고 다 드시고 나면 간식까지 상납해야 한다. 주인님들이 다 드실때까진 그 근처에 가면..
새로운 룸메이트 고양이들 2019년 12월 8일 일요일 약 오후 1시경 임보하셨던 분과 유기묘보호협회? 회장을 맡고 계시는 분이 나의 집에 방문했다. 고양이들이 살기 적합한지 거주환경을 보고, 입양자와 대화를 나눈 뒤 입양신청서를 작성하는 절차가 남아 있었다. 다행히 그 분들은 내가 준비해 놓은 캣타워와 두 개의 화장실, 자동급수기 등에 대해 굉장히 만족하셨고 고마워 하셨다. 아이들은 긴장해서 이동장 구석에서 나오질 않았고, 그 분들이 억지로 뒷덜미를 채 꺼내놓자 부엌 구석으로 후다닥 달려가 숨었다. 그 분들이 가고 잔뜩 겁먹은 채 도망간 고양이들. 암컷 삼색이는 캣타워 안에 숨었고, 수컷 밤색이는 아무리 찾아도 보이지 않아 그냥 찾기를 관뒀다. 우리 집에 드디어 고양이라는 생물이 살게 되다니, 믿기지 않는다. 2019년 12월..
얼떨결에 아깽이 남매 집사가 되다 2019년 12월 6일 금요일. 금요일 퇴근 후 어둑해진 추운 겨울날 버스정류장에서 어김없이 덜덜떨며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자연스레 몇달 간 보기만 했던 종합유기기견보호센터 어플을 켜서 무료분양 중인 고양이 구경에 여념이 없었다. 1년 6개월 전 자취를 처음 시작할 때 부동산에 고양이를 키워도 되냐고 애초에 물어봤을 정도로 자취를 하면 고양이를 키워야 겠다는 생각이 강력했으나, 생활에 치이고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노파심에 지금까지 미뤄왔던 일이었다. 그날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 고양이가 계속 눈에 밟혔다. 분양된 집에서 다른 수컷고양이한테 밀려 파양되고, 현재 지내는 보호소에서도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3살 수컷 성묘 고양이. 성묘에 중성화된 고양이를 찾던 나에게 가장 맞는 고양이였다.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