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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록/집사일기

얼떨결에 아깽이 남매 집사가 되다

2019년 12월 6일 금요일.

금요일 퇴근 후 어둑해진 추운 겨울날 버스정류장에서 어김없이 덜덜떨며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자연스레 몇달 간 보기만 했던 종합유기기견보호센터 어플을 켜서 무료분양 중인 고양이 구경에 여념이 없었다.

1년 6개월 전 자취를 처음 시작할 때 부동산에 고양이를 키워도 되냐고 애초에 물어봤을 정도로 자취를 하면 고양이를 키워야 겠다는 생각이 강력했으나, 생활에 치이고 잘 키울 수 있을까 하는 노파심에 지금까지 미뤄왔던 일이었다.

그날은 무슨 이유에서인지 한 고양이가 계속 눈에 밟혔다.

분양된 집에서 다른 수컷고양이한테 밀려 파양되고, 현재 지내는 보호소에서도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3살 수컷 성묘 고양이.

성묘에 중성화된 고양이를 찾던 나에게 가장 맞는 고양이였다. 더군다나 이런 고양이라면 오히려 혼자 지내는 공간이 더 필요하다고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곧장 어플에 쓰여진 연락처로 문자를 보냈다.

 

그렇게 문자를 보내고 퇴근 버스안에서 등록한 분과 통화를 하게 되었는데 이상하게 자꾸 다른 고양이 입양을 권하는 것이었다. 고양이 혼자는 외롭고 둘이여야 잘지낸다며 말을 시작하신 분은, 어미와 형제를 잃어버리고 한달 간 맡아준 임보자분도 이사가셔서 당장 갈 곳 없는 3개월 채 안된 길냥이 형제 두마리 입양을 조심스레 권하셨다.

그 고양이도 혼자라는 외롭다는 말. 당장 갈 곳 없는 아깽이 두마리라는 말에 고민하던 나는 결국 이렇게 보내고야 말았다. 그 아이들이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질병을 가지고 있진 않은지 아무 정보 없이 나는 입양신청을 하고 말았다.

 

그리고 입양 신청 후 받은 동영상.

 

 

이렇게 나는 2019년 9월 13일생 마고와 마롱의 집사가 되었다.